고대의 인류는 밤하늘에서 별자리가 바뀌는 것으로부터 계절의 변화를 이해하였고, 해와 달과 별이 뜨고 지는 것으로부터 시간의 흐름을 알았다. 하지만 지구 밖의 세상 은 어떻게 이루어져 있고, 천체들이 어떻게, 왜 움직이는지는 쉽게 풀리지 않는 의문 점 중의 하나였다. 우주관의 변천 과정과 각 우주관에서 행성의 운동을 어떻게 설명하는지 알아보자.
1 지구 중심설
지구 중심설은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고 태양을 비롯한 모든 천체가 지구를 중심으 로 공전한다고 설명하는 태양계 모형이다. ‘천동설’이라고도 불리는 이 모형은 기원전 4세기에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 B.C. 384~B.C. 322)로부터 시작되어 기원 후 150년에 프톨레마이오스(Ptolemaeos, C., 85?~165?)가 그의 저서 『알마 게스 트』에서 체계적으로 정리하면서 고대에서 중세에 이르기까지 약 1500년 동안 서양 우주관의 중심 사상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지구 중심설에서는 달, 수성, 금성, 태양, 화성, 목성, 토성이 차례대로 지구 주위를 공전한다고 설명한다. 가장 바깥의 천구는 별들이 놓여 있는 항성 구로, 북극을 축으 로 동쪽에서 서쪽으로 하루에 한 바퀴 회전하는 일주 운동을 한다. 또한, 태양과 행성들이 있는 행성 구는 항성 구와 반대 방향으로 1년에 한 바퀴를 도는 연주 운동을 한 다. 행성 구와 항성 구의 회전축은 서로 기울어져 있으므로, 천체들의 남중 고도가 연 중 달라지고 계절이 바뀌는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그러나 초기의 지구 중심설에서는 행성의 역행과 최대이각을 설명하지 못하였다. 이 현상들을 설명하기 위해 프톨레마이오스는 그림 VI-12와 같이 행성이 자신의 공 전 궤도 위에서 다시 주전원이라고 하는 작은 원 위를 돌고 있다고 설명하였다. 또한, 수성과 금성이 한밤중에는 관측되지 않는 것은 지구와 태양을 잇는 선 위에 두 행성의 주전원 중심을 두어 설명하였다. 프톨레마이오스의 이러한 태양계 모형은 당시로 서는 태양과 행성의 움직임을 거의 완벽하게 설명할 수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2 태양 중심설
태양 중심설은 지구를 포함한 모든 행성들이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하고 있다는 태 양계 모형으로, ‘지동설’이라고도 불린다. 이 모형은 기원전 4세기에 아리스타르코스 (Aristarchos, B.C. 320?~B.C. 250?)가 처음으로 주장하였으나, 당시에는 지구 중심설이 지배적인 우주관이었으므로 널리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543년에 코페르니쿠스(Copernicus, N., 1473~1543)는 그의 저서 『천구의 회 전에 관하여』에서 태양 중심설을 주장하였다. 이 모형에서 행성들은 모두 태양을 중 심으로 공전하며 태양에서 멀수록 공전 속도가 느리다. 따라서 태양 중심설은 주전원 없이도 행성의 겉보기 운동을 잘 설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가장 바깥쪽에는 별들이 항성구에 고정되어 있는 것으로 설명하였 다. 또, 지구가 태양 주위를 공전하고 있다면 별의 연주 시차가 나타나야 하는데 당시 에는 이것을 관측할 수 없었으므로 태양 중심설이 즉각적으로 받아들여지지는 못하 였다.
3 코페르니쿠스 이후의 우주관
1573년 티코 브라헤(Brahe, Tycho, 1546~1601)는 지구 중심설과 태양 중심설 의 장점들을 모아 절충 지구 중심설을 주장하였다. 그의 태양계 모형에서는 지구와 달을 제외한 행성들이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하고 있으며, 태양은 지구 주위를 공전한 다고 설명하였다. 1609년 갈릴레이(Galilei, G., 1564~1642)는 자신이 만든 망원경으로 밤하 늘을 관측하고 지구가 태양 주위를 공전한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그는 18 개월 동안 목성을 관측하여 목성 주위에서 4개의 천체 위치가 규칙적으로 변하 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리고 이로부터 목성 주위를 공전하는 위성이 있다는 것 을 알게 되었다. 행성 주위를 다른 천체가 공전한다는 사실은 지구 중심설의 우 주관에는 부합되지 않는 것이었다. 또한, 갈릴레이는 금성을 관측하여 금성의 크기, 즉 시지름의 변화가 프톨레 마이오스의 지구 중심설로는 설명할 수 없을 만큼 크다는 것을 발견하였고, 보 름달 위상의 금성도 관측하였다. 금성이 보름달과 같은 위상이 되기 위해서는 태양의 반대편에 위치해야만 한다. 그런데 이러한 금성의 모습은 프톨레 마이오 스의 지구 중심설로는 설명할 수 없으므로, 금성의 위상은 금성의 크기 변화와 함께 태양 중심설을 지지하는 중요한 증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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